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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지금이 기회 - 김 병 옥 지금이 기회 - 김 병 옥 ‘총각 장꾼이 시냇가에 이르러빨래하는 처녀의 맵시에 반해오늘 장은 재미를 못봐 그냥 간다만훗장에 다시 보련다 중얼대니까흥! 나는 무슨 별꽃이랑가?남 질 적에 아니 지고… 총각입이 함박’ 더보기
꽃의 행진 - 신 미 나 꽃의 행진 - 신 미 나 ‘이제 다 왔니?거의 다 와가하루에 30km꼬박 걸어서남에서 북으로올라오는 꽃무리’ 더보기
생의 끝자락 -김 병 옥 생의 끝자락 -김 병 옥 ‘노년 건강은 효도가 쉬운 축복자식들 남보기에 흉허물 안나고가슴 아린 세월 업인 듯 내려놀 무게사는 날 이별은 만날 수 있어도가면 다시 오지 못할 생의 끝자락귓속의 저승새 울면 떠나야 할 인연’ 더보기
어느 날 - 고 은 어느 날 - 고 은 ‘나는 선언한다나는 보수다 보수의 앞이 아니라 뒤이다나는 대한민국 이승만 이래의 보수 또는보수 반동이 아니다내 조상들의 삶에 명멸한고려산천의 보수이다이대로 치달리다가는이러다가는이러다가는내일 아침부터 해 뜨지 않으리라시 죽으리라’ 더보기
겨울 몸무게 - 우 점 임 겨울 몸무게 - 우 점 임 애써 키운 것도나눠 주고 나니몸무게 가벼운 풀몸무게 가벼운 들판몸무게 가벼운 나무겨울은 몸무게가가볍다 더보기
해 맞 이 - 신 미 나 해 맞 이 - 신 미 나 할아버지새 달력 들고집으로 가는 밤무를 벤 듯이차고 깨끗한달이 떴습니다 더보기
억 새 - 신 미 나 억 새 - 신 미 나 염색물이 다 빠졌나 보다은빛 머리카락바람에 날리며내가 안 보일 때까지잘 가라고 잘 가라고 손 흔든다 더보기
참 오래 걸렸다 - 박 희 순 참 오래 걸렸다 - 박 희 순 가던 길잠시 멈추는 것어려운 게 아닌데잠시 발밑 보는 것시간 걸리는 게 아닌데,우리 집마당에 자라는애기똥풀 알아보는 데아홉 해 걸렸다. 더보기
독 신 자 - 고 정 희 독 신 자 - 고 정 희 ‘뒤늦게 달려온 어머니가내 시신을 염하시며 우신다내 시신에 수의를 입혀주며 우신다칼날 같은 세상을 걸어 왔어도몸이 상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내 두 눈을 감기신다’ 더보기
여름의 발원 - 안 미 옥 여름의 발원 - 안 미 옥 ‘한여름에 강으로 가언 강을 기억해내는 일을 매일 하고 있다강이 얼었더라면, 길이 막혔더라면만약으로 이루어진 세계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아주 작은 사람이 더 작은 사람이 된다구름은 회색이고 소란스러운 마음너의 얼굴은 구름과 같은 색을 하고 있다닫힌 입술과 닫힌 눈동자에 갇힌 사람다 타버린 자리에도 무언가 남아 있는 것이 있다고쭈그리고 앉아 막대기로 바닥을 뒤적일 때벗어났다고 생각했다면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한쪽이 끊어진 그네에 온몸으로 매달려 있어도네가 네 기도에 갇혀 있다는 것을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