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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경질되기 전 초중고 漢文敎育 위해 손써

경질되기 전 초중고 漢文敎育 위해 손써

- 교육언론 반세기 현역기자의 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추적(제355회) -

○… 본고는 50년 넘게 교육정책 산실을 지켜본 본지 김병옥(010-5509-6320) 편집국장이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한 ‘신동아’ 2006년 6월호 특집에 기고했던 것으로 당시 ‘교육부 40년 출입 老기자의 대한민국 교육장관 48인론(20페이지 수록)’을 독자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보완, 단독 연재한다. 또한 생존한 전임 장관들의 자료제공에 도움받고 있으며 내일을 위한 거울이 되고 있다. 〈편집자〉 …○

 

한문학회 연구안 바탕 공청회에 넘겨

관련단체 일선교원 적극 협조 요청

한자 조정의 과정에서 빈틈없이 챙겨

-각계 의견 수렴 후 미래지향 기초한자 합리적 결정-

김대중 정부 세번째 임명

40대 문용린 교육부장관

<2000. 1. 14~ 2000. 8. 6 재임>

 

한문 교육용 기초한자 조정

 

문용린 장관이 경질(2000.8.6)되기 직전 서두른 업적으로 ‘한문 교육용 기초한자’ 조정을 꼽게 된다.

 

다음은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가 펴낸 ‘편수의 뒤안길’ 제13집 2015년판 29페이지에 실은 박삼서 회장의 기고내용이다.

 

‘2000년 5월13일 문용린 장관은 한문 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의 조정관련 공청회(교과81150-353) 개최에 대한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다음 날(14일) 발표자와 토론자를 위촉했으며 6월14일 ‘한국한문학회’연구안을 바탕으로 조정에 관련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특히 이날 공청회는 한자 조정의 중요한 과정임을 감안하고 기본계획에서부터 결과처리까지 미리 준비해야할 사안마다 일정(시작 및 완료일자)과 담당관(김만곤·이병호:총지휘, 박삼서:총괄, 윤기숙·이재환·노희방·최성식·이우용·김승익·박은영·박종은·이화성·임승현·서현미)을 정해 개별 임무를 더욱 세분화 하고 행사에 착오가 없도록 했었다.

 

며칠이 지난 5월25일엔 공청회 참가 협조 공문을 일정표와 함께 각급기관과 단체, 학교에 발송했다.

 

이 때 일반 기관·단체는 문화관광부, 시·도교육청, 국립국어연구원, 한글학회(허웅), 세종대왕기념사업회(박종국), 외솔회(김석득), 한글재단(한갑수, 박우철), 국어순화추진회(주영하), 국어정보학회(서정수, 진용옥), 대한음성학회(이현복),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진태하), 한국어문교육연구회(이응백), 한국한문교육학회(김상홍), 전통문학연구회(이계황)였다.

 

또 대학교 한문교육과·한문학과는 성신여자대학교, 단국대학교, 전주대학교, 원광대학교, 부산대학교, 경성대학교, 동아대학교, 동국대학교, 경북대학교, 경산대학교, 계명대학교, 영남대학교, 고려대학교, 안동대학교, 경상대학교, 충남대학교, 공주대학교, 청주대학교, 강원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이었다.

 

2000년 6월12일 교육부 실·국장 회의에서 공청회 개최 계획을 최종 점검하고, 공청회 행사 자료집도 인쇄 의뢰했다.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기반으로 교육용 한자 수 및 학교급별 구분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서 한자· 한문교육에 내실을 기하여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합한 패러다임을 구축한다는 공청회 관련 ‘보도자료’까지 냈다.

 

그리고 한국한문교육학회 연구 시안을 바탕으로 각계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수렴하여 기초 한자를 미래 지향적,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공청회 개최 기본 원칙’도 수립했다.

 

이 원칙의 기본 골격은 첫째, 교육용 한자 수를 탄력적으로 모색하기 위하여 기초 한자 1,800자 유지를 근간으로 한자의 범위를 유연하게 결정하고, 세계화 시대를 대비하여 외국의 한자교육 현황을 참고한다.

 

둘째, 한자교육의 학교급별 위계를 합리적으로 구분하기 위해 한글전용의 기본 틀 유지 내에서 초등학교 교육용 한자를 고려하고, 지적 발달을 감안해서 학교급별 한자 수를 구분 제시한다.

 

셋째, 한자·한문교육의 효율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학교급별로 차별화된 교육 방법을 탐색하고 교육용 한자의 국가적 활용 방안을 제시한다.

 

넷째, 한자·한문교육의 체계적인 질 관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한자 학습 유효도 평가 도입 방법을 구안하고, 한자·한문교육의 효과적인 평가·관리를 강화한다.

 

이와 같이 학습부담에 민감한 여론을 감안하여 1,800자를 유지하되, ‘한글전용’이라는 민족 이상 실현의 계속성을 염두에 두면서 초등학교 교육용 한자를 고려할 필요성을 열어 둔 것은, 당시로서는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보려는 미래 지향적 발상이었다.

 

여기에 ① 여론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인사를 포함 시키고, ② 어문정책 관련 부서 인사와 함께 한글전용 측과 국한문병용(혼용) 측 인사를 반드시 참여시키되, ③ 중·고등학교 현장 교사를 다수 포함시켜, 교육 현장의 실질적인 여론 청취를 강화한다는 ‘발표·토론자 선정 원칙’도 마련했다.

 

이는 공청회 여론 수렴의 객관성과 실제성을 높여서 기초 한자 조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공청회는 2000년 6월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었던 교원징계재심위원회 대강당에서 관련단체, 학회, 교육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했다.

 

당시 발표 주제와 토론 내용, 발표자, 토론자, 사회자는 다음과 같다.

 

▲ 1부 <발제 발표> :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 조정의 기본 방향

사회자 : 최미숙(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표자 : 김상흥(단국대 교수 , 한국한문교육학회장)

 

▲ 2부 <제1 주제> : 교육용 한자 수의 검토

사회자:김왕규(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표자 : 박영호(경북대 교수) - 한문 교육용 한자 수의 검토

토론자 : ① 김지영(경향신문 논설위원) -박영호 교수의 교육용 기초 한자 수의 검토를 중심으로 ② 이형재(동마중 교장) -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글자 수는 많을수록 좋은가? ③ 이준석(국립국어연구원 연구사)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문화관광부 재조정 안에 대한 한자 빈도 조사를 통한 자수와 자종의 객관성을 중심으로 ④ 송재욱(여의도고 교사) - 한자교육의 바람직한 방향

 

▲ 2부 <제2 주제> : 교육용 한자의 학교급별 구분

발표자 : 진재교(성균관대 교수) - 교육용 한자의 학교급별 구분

토론자 : ① 박붕배(서울교대 교수) - 교육용 한자의 학교급별 구분(한문교육의 학교급별 타당성 문제와 기초 한자 학교급별 문제) ② 남기탁(강원대 교수)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학교급별 구분에 대하여’를 읽고 ③ 이춘성(경북고 교사) -교육용 한자의 학교급별 구분에 대하여 ④ 고성욱(서울교대 부설 초등학교 교사) - 초등학교 교육용 한자의 지정에 대하여

 

▲ 종합 토론

사회자 : 이인제(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제 발표>인 김상홍(한국한문교육학회장·단국대) 교수는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 조정의 기본 방향으로 기초 한자를 학교급별로 연계성과 위계성을 가지고, 21세기 새로운 문화 창조와 한문 문화권의 이해 등 교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제1 주제>인 ‘교육용 한자 수의 검토’에 대하여 박영호(경북대) 교수는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용어 대신 ‘교육용 기초 한자’ 용어를 사용하고, 평생교육 차원에서 글자 수를 조정하자고 했다.

한자·한문 교육이 공교육 기관에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2,000자를 제정하여, 1800자는 초·중·고교에서, 나머지는 대학에서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온 김지영(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한글과 한문교육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고, 남북의 동질성 회복을 위하여 공교육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형재(서울 동마중) 교장은 사회변화에 따라 한자의 수는 학습부담을 고려하여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이준석(국립국어연구원) 연구사는 문화관광부의 안은 한자 빈도 조사를 통한 자수와 자종의 객관성을 가지고 선정한 것임을 강조하였고, 송재욱(서울 여의도고) 교사는 어문정책이 ‘한글전용’이라며 한글만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제2 주제>인 ‘교육용 한자의 학교급별 구분’에 대하여 발표자 진재교(성균관대) 교수는 학교급별 구분에서 초등의 경우 더욱 구체적인 제안(한자교육의 시작 학년, 교육 방법 등)이 필요하고,…<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