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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말이 달고 고왔던 6공 교육정책의 뿌리

말이 달고 고왔던 6공 교육정책의 뿌리

- 교육부 48년 출입기자의 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추적(제272회) -

○… 본고는 오는 5월 16일로 교육부 출입기자로 활동 48년 째가 될 본지 김병옥(www.edukim.com) 편집국장이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한 ‘신동아’ 2006년 6월호 특집에 … ○

○… 기고해 실었던 것으로 당시 ‘교육부 40년 출입 老기자의 대한민국 교육장관 48인론(20페이지 수록)’을 독자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보완, 단독 연재한다 〈편집자〉 … ○

 

88올림픽 전국민 참여 성공적 개최 호소

역사상 처음 국회의사당 앞 대통령 취임식

교원 존중 지위향상 최우선 실현 의지

- 노대통령 취임사 재임 중 장관 교육감에게 지침 -

29대 김영식 문교장관

 

<전호에서 계속>

교육창달을 반영했던 4대 국정지표의 ①은 민족자존 ②는 민주화합 ③은 균형발전 ④는 통일번영이다.

 

세번째는 보통사람 시대의 토착화였다.

 

네번째는 당정협조체제 강화, 다섯번째는 야당과의 공조체제 구축, 여섯번째는 국민 전체의 올림픽(88) 참여, 마지막 일곱번째는 민화위 건의사항의 국정반영이었다.

 

특히 1988년 2월 18일 대통령취임준비위에서 마련한 ‘새 대통령상 정립을 위한 보고서’는 4개항을 담고 있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내각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이 각료를 임명할 때는 미리 국무총리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관행화 한다.

 

둘째, 차관급 공무원 인사는 청장이나 시·도지사 등 독립관청의 장을 제외하고 소관부처 장관의 의견을 존중하는 수준으로 배려한다.

 

셋째, 차관 이하에 대한 임명장 수여는 국무총리에게 위임한다.

 

넷째,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만남은 주1회로 정례화해서 국정 전반에 관한 상호의견 교환으로 총리가 최고 참모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와 같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올린 취임준비위원회의 보고서는 권위주의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고 한다.

 

대통령은 국민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민의를 수렴하고 국정의 주요 사항 일수록 언론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도록 했다.

특히 선동성의 거창한 구호는 대통령 스스로 자제하고 정부기관 이외의 곳에까지 대통령 사진을 걸거나 부착하는 것을 재고하도록 요청했다.

 

이 대목은 25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돌이켜 봐도 앞선 시대정신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또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자주 갖는 것으로 횟수를 늘리고 기자의 질문내용을 미리 알아서 사전에 통제하거나 겁박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이것은 대통령의 담화발표에서도 참고할 것을 권했고 권위주의적 언동과 TV보도는 시청하는 국민이 위화감을 갖기 쉬우니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밖에도 노 대통령은 직선임을 자부하고 보고를 받을 때 군의 지휘관처럼 차트사용을 자제하도록 했으며 회의 때도 먼 거리에서 문답으로 대화하거나 다수인을 접견할 때는 특히 유의하도록 했다.

 

아울러 회의장 분위기는 원탁회의를 선호할 것도 포함해서 세심하게 대통령직 수행에 참고가 되도록 한 것은 특징이었다.

 

취임사 내내 저라는 호칭

1988년 2월 25일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의 취임식은 좀 달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6공정부의 출범을 알렸다.

때가 2월이라 날씨가 춥기는 했으나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 보다는 덜 춥다고 생각하니 위안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취임식 준비팀에 “특별히 노령자를 위해서 따뜻한 담요를 많이 준비하라”고 일렀다고 한다.

이것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16년 만에 헌정을 회복시켜 직선한 대통령의 취임식이기에 그 뜻에 걸맞게 취임한 것으로 자부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사 내내 저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훗날 회고록에서 밝혔다.

이전이나 이후의 대통령 대부분은 본인 또는 나라는 호칭을 쓴 것과 대조적이었으며 “저라는 호칭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오랜 기간의 굴곡많은 역정을 매듭짓고 제 궤도에 오르는 것을 소망했다”고 한다.

 

보통사람 시대의 토착화

다음은 노태우 대통령의 취임사 전문이다.

역대 교육장관의 발자취를 추적하면서 노 대통령 재임기간 입각한 교육각료 4명(김영식·정원식·윤형섭·조완규)과 교육감에게 끼친 영향이 막강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 대통령의 취임사에 담긴 진수는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시대’가 개막된 것을 함축한 것이다.

이런 뜻에서 1988년 2월 25일 취임한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의 취임사는 교육사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사료가치에서 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날 취임사 전문은 이렇다.

 

친애하는 6천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우리 헌정발전을 뒷받침해 주신 윤보선, 최규하 전임대통령과 평화적 정부이양의 역사적 선례를 세우신 전두환 전임대통령,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 주신 세계각국의 경축사절과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기 위해 성스러운 이 민의 전당(국회) 앞에 모였습니다.

동아시아의 변방국가에서 세계의 중심국가로 뛰어오를 민족 웅비의 희망찬 새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 나라에 민주정부를 세운 지 40년, 새로운 나라, 새로운 시대를 요청하는 역사의 조류속에 제13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아득한 옛날 이 땅에 민족의 터전을 일궈 오신 모든 선조들에게 깊이 머리 숙입니다.

 

저는 먼저 반만년 동안 숱한 외세의 침략과 시련을 이겨 내며 빛나는 문화전통을 창조하여 민족의 자존을 면면히 이어 온 그 불굴의 자주독립 정신을 가슴에 새깁니다.

 

가까이로는 손 마디마디에 고생의 흔적이 역력한 형제자매 동포 여러분에게 새삼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들의 손은 가난과 전쟁에 시달려 아무것도 없는 맨손이었습니다.

 

그러나 잘살아 보겠다는 뜨거운 가슴으로 땀 흘려 일한 우리들의 맨손에서 이 나라는 세계가 높이 보는 신흥공업국가로 자랐습니다.

 

그리고 이제 평화적 정부이양의 전통을 이룩한 민주국가로 커졌습니다.

 

참으로 우리 국민은 위대했습니다. 이 놀라운 국민적 저력은 20세기가 끝나기 전에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우리 모두에게 무한한 격려를 주는 것입니다.

 

새로운 민족사의 출발점에 서서 저는 오늘이 있기까지 땀 흘린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민여러분.

역사는 그동안 우리 민족을 여러 차례 시험해 왔습니다.

인내와 슬기, 국민의 뭉친 힘으로 모든 시험을 이겨 낸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가 부과되고 있습니다.

 

민족 전체가 한 차원 높게 뛰어오르라는 명령이 그것입니다.

그것은 ‘민족자존의 새 시대’를 꽃피우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바로 그 ‘민족자존의 새 시대’가 열렸음을 국민여러분 앞에 엄숙히 선언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해야 합니다.

능동적인 자기개혁으로 새 도전에 성공적으로 응전해야 합니다.

새는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서 저 창공으로 날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개척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