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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컬럼

[사설] 불편한 세월호 수업 주시

[사설] 불편한 세월호 수업 주시


기억과 진실 교육은 교사 재량


대구시내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최근 신문 기고(4월19일자)를 통해 ‘중립’을 지키기 위한 나의 4·16교과서 수업’제하에 교육부와 맞서 거침없이 주장을 내세운 것으로 눈길을 끈다.


그동안 당국에서 전교조의 계기교육자료인 ‘4·16교과서’로 수업을 계속할 것인지 묻기에 지난 3월말 이후 4월 첫 주에 걸쳐 2학년 전체 11개반의 1시간 꽉 채워서 수업한 것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특히 4·16단원고 수학여행길의 세월호 침몰 참사는 올해 2주기를 맞아 그냥 넘길 수 없었다면서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이 참혹하게 스러진 일이거늘 “어떻게 그냥 넘어가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고교의 계기교육 수업은 연극대본의 공동창작이거나 세상 사이의 모든 절실함을 다루는 등 청소년의 일상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 국정교과서, 10대의 우정과 사랑을 비롯해 모든 열쇳말을 활동지에 소개하고 있다.



세월호도 그 안에 들어있다고 했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세월호 특별수업은 학생들의 공감대 형성에 힘입어 평균 1시간 정도 진행하고 있다.

때로는 노래로 만들어 기타 치며 부르고 단원고교 태민이의 생일시 ‘하늘’을 함께 낭송하고 먹먹해진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달래는 등 세월호 참사의 현장을 다니며 찍은 사진을 모아 화면에 띄운다.


이에 학생들은 모두 깨어있고 교실 창문의 커튼을 내려 어둡게 해서 팽목항으로 생각을 이끈다고 했다.


빨간 등대와 바다, 제방에 묶인 리본과 현수막, 십자가, 사진 전시장을 지나 무엇보다 9명의 미수습자 얼굴을 보며 한사람씩 들먹이면 여기 저기서 흐느끼며 그렁그렁한 학생들의 눈들은 차마 쳐다보기 어려운 것이 계기교육 수업이다.


지난 1월 맹추위 속에 다녀온 단원고교의 정문 입구와 열개의 빈 교실 등 사진 속의 화면은 칠판을 건너뛰어 국가배상을 거부하고 소송 중인 유족들 얘기까지 놓치지 않고 들려주는 것으로 공감하게 되는 것도 세월호 교육이다.


이렇듯 세월호 계기교육 수업을 담당한 교사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침묵하거나 유한한 정권 편향의 확성기가 아니라며, 학생들이 무언가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긍지와 공감대에 뜻을 둔다고 했다.


이로 미루어 수업은 교사의 특권이며 재량이고 기억과 진실을 가르치는 영혼임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그 의지를 꺾어서 될 일도 아니며, 꺾일 수 없는 교사의 긍지와 투지에 방해가 될 수 없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어 계속 지켜볼 일이 되고 있다.


거듭 주시하고 있음을 강조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