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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예측 불가능 미래 어떻게 가르치나 걱정

예측 불가능 미래 어떻게 가르치나 걱정

- 교육언론 반세기 현역 백발기자의 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추적(제426회) -

 

○ 본고는 50년 넘게 교육정책 산실(교육부 출입)을 지켜본 본지 김병옥(www.edukim.com·010-5509-6320) 편집국장이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한 ‘신동아’ 2006년 6월호 특집에 기고했던 것으로 당시 ‘교육부 40년 출입 老기자의 대한민국 교육장관 48인론(20페이지 수록)’을 독자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보완, 전재한다. 이는 전임 장관들의 증언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내일을 위한 사료가 되고 있다. 〈편집자〉○

 

이명박 MB정부의 처음

51대 김도연 교과부장관

 

<2008. 2. 29~ 2008. 8. 5 재임>

 

손으로 경험 과학교육 심화

 

<전호에서 계속>

김도연 전 장관이 교육부에서 떠난 뒤에도 4차산업혁명 시대가 열린 것에 고민이 따른 것은 전세계의 교육계가 어떤 인재를 길러내야 할 것인지 공통의 책무이며 이공계 교육을 중심에 세우는 것은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이 지배할 미래에는 이공계 인재가 사회 변화를 이끌 주역이 될 것으로 내다 본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 앞에서 이공계열 학생들은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며 대학은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 걱정이고 인공지능(AI)시대에 주입식 교육에 매달리는 것보다 문제발견력과 융합사고력, 협업력 등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현장을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과 대학은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돈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인큐베이터”라며 “이공계 중심 대학이 연구를 활용해서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부를 창출하는 기술력은 국력이며 미국의 스탠퍼드, MIT 등은 인재를 양성하는 동시에 활발한 산학협력과 기술 기반 창업으로 엄청난 부를 창출했고 20여 년간 기업과 정신을 가르친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의 경우, 학생들이 1,600여개 기업을 세우거나 운영하면서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만 봐도 우리나라의 이공계 중심 대학들도 이와 같은 사회경제적 가치에 진력할 때라고 당부했다.


이는 대학의 문제만 아니어서 우리나라 초·중·고교육과 대학입시가 달라져야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공계 대학의 교육이 바뀌려면 초·중·고교 교육부터 달라져야 하고 객관식 문제로 학습 내용을 평가하게 되면 교육과정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시대가 요청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훨씬 섬세하고 복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주관식 서술형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하며 손으로 경험하는 과학교육이 심화되어야 한다고 예거했다.


지금처럼 주입식으로 이론을 배우다가 그 중 한두 가지만 실험해 보는 식의 교육으로는 창의성을 키울 수 없으며 학생 스스로 생활에서 문제를 찾아 실험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내는 식의 체험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중·고교에서 수학과 물리, 화학, 생물 등 이공계 기초 교과목 실력과 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는 교육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최근 교육부가 2021학년도 대학수능 때 수학 가형 출제 범위에서 ‘기하'를 제외한 것은 강한 비판이 따르게 마련이며 ‘기하’는 공간지각력과 창의력 개발에 꼭 필요한 기초학문으로 3D 프린팅이나 AI, 자율주행차, 로봇문션 인식 등 다양한 신기술에 응용되고 있어 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 방법만 익히는 현행 교육시스템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기초를 전혀 배우지 않고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또한 이에 대한 재논의가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되돌아 본 교과부의 재조명


MB정부의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로 개칭하고 새로운 조직과 기구를 갖춰 출범했다.


이에 첫 장관으로 2008년 2월29일 제51대 김도연(56)장관을 임명, 취임했으며 이 때 교과부 정원은 8백12명으로 3백92명 감축하고 4실5국13담당관 5개 추진단 72과 10개 팀으로 개편했다(대통령령 제20740호)

이에 따라 장관은 서울공대 교수 중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임명했고 차관은 복수로 제1차관(교육담당)에 우형식(53) 전 교육부 대학지원국장과 제2차관(과학담당)에 박종구(50) 전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기용해 장차관 모두 50대였다.


이 때 우형식 제1차관은 대전고교와 서울사대 사회교육과를 나온 뒤 행시24회 합격으로 교육계에 투신, 인천·충남부교육감과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을 역임했다.


박종구 제2차관은 서울충암고교와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시러큐스대 경제학 석·박사학위 취득 후 아주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재경부의 기획예산공공관리단장을 역임했었다.


이와 같이 MB정부의 교과부 기능과 역할은 교육과학기술 정책 수립과 국제협력, 대학의 정보 분석 등 전문대학 육성 및 교과서 선진화에 목표를 두고 소속기관의 하부 조직을 정비하면서 인력과 기능을 조정했다.

특히 초중등교육과정 운영과 교원정책의 혁신 등 학력증진 방안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밝혔다.


또 2008년 2월 말에 고등학교 과정의 각종학교인 고등기술학교 교육과정을 개정해서 당시 제7차 과정을 개선 보완한 수준으로 2009학년도부터 적용했다.


이 때 전공은 전문대학 또는 표준과정을 준용하고 보통 전문교과별 필수와 선택과목으로 학교실정 등 학생 특성에 알맞게 운영토록 했다.


특히 단위(학점)배당 기준에서 보통교과 1년제는 8단위 이상, 전공2년은 12학점 이상이었다.

전문교과의 1년제는 22단위 이상, 전공2년제는 24학점 이상으로 총 이수단위(학점)를 1년제 66단위 이상, 2년제 80학점 이상이었다.


단 1년제 과정에서 1단위는 매주 50분 수업을 기준으로 하여 1학기 17주 기준 동안 이수하는 수업량이었고 전공과정에서 1학점은 50분 수업(실험·실습은 100분)을 1단위로 하여 2~4주 이상 지속되는 15단위의 학습과정이었다.

 


저소득층 전문대생 장학금


김도연 장관은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전국 148개 전문대학의 저소득층 학생 5,000명에게 학교별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근로에 따라 장학금을 주는 '국가근로장학제도(Work-Studt Program)를 도입했다.


이때 교내시설 근로시급은 5,000원 지급하고 교외 전공산업체 시급은 7,000원 기준으로 시행하되 국가로부터 등록금 전액을 무상으로 지원받은 경우는 제외했다.


근로시간은 당해 대학의 교육과정 운영과 연계하여 주20시간 이내로 결정하고 야간교육과정의 학생 및 방학기간 중의 근로는 주40시간을 넘지 않도록 했다.


지원금액은 교내시설 근로의 경우 5,000원으로 국고 4,000원, 대학의 대응투자 1,000원이었으며 교외시설 및 전공산업체는 창업교육센터 등 교내 입주업체와 학교기업을 포함해서 시급 7,000원으로 국고 5,600원, 대학의 대응투자 1,400원이었다.


이는 당시 노동부의 최저임금 고시액(시급 3,770원)보다 많았고 월 단위로 산정해서 시간급 임금과 실제 근로시간을 곱한 금액으로 매월 지원금을 정했다.

 


교과부 첫 장관 취임사 핵심


2008년 2월29일 김도연 장관의 취임사 가운데 핵심사항은 “개방은 밝고 다양화에 반해 폐쇄는 획일성을 초래하므로 지양하고 초중등교육 권한은 대폭 지방에 이양할 것이며 과학기술인들이 연구에 전념토록 하겠다"는 것으로 획기적이었다.


또 “이는 단위학교의 교육력 강화를 뜻한 것이며 달라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으나 장관 취임 후 5개월 6일 재임한 것으로 이루기 어려웠다.<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