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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교육소식

월간유아 7월 인터뷰 - 교육기자 40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감사패 받은 새교육신문사 김병옥 국장

교육기자 40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감사패 받은
새교육신문사 김병옥 국장


요 즘 유아교육이 교육계를 포함한 모든 정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교육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가 결정되고 시행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40년 동안 지켜본 교육 기자가 있다. 교육부 출입 40년을 맞이하여 김진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새교육신문사 김병옥 국장이다. 김 국장의 교육기자 인생 40년을 들어본다.

글 임정은 기자 Photographer 한훈

 

교육 기자 40년, 나흘밤 지냈을 뿐...

김 병옥 국장은 66년 5월 15일 기자로 처음 교육부에 발을 디딘 후 가장 오랫동안 교육부에 출입한 기자일 뿐 아니라 최고령 기자다. 얼마 전 자신이 만난 교육부 장관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시사잡지에 발표하면서 살아있는 교육부의 역사서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10년 전, 기자생활 30년이 되었을 때 안병영 전 장관에게 감사패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안 전 장관이 교육부가 기자에게 주는 마지막 감사패가 되지 않을까 라는 말을 했었어요. 그런데 또 이렇게 10년이 훌쩍 지나 40년이 되었네요.'
30년이 되던 해 감사패를 받으면서 그는 이렇게 말을 했었다고 한다. '벌레는 하루 10리를 기어가는데 나는 겨우 삼일밤을 지냈을 뿐이다.' 40년이 된 지금은 또 하룻밤이 지났을 뿐이라며 아직 끝나지 않은 기자 정신을 발휘한다. 하지만 나흘 밤 동안 김 국장은 33명의 장관들이 만들어낸 정책을 전달하고 비판하고 제안하는, 교육부가 감사할 만한 일을 해내고 있다.

'건국 이래 48대 장관이 탄생했고 두 번씩 한 사람이 두 명이니까 46명의 장관이 있었어요. 그 중 33명의 이취임식을 지켜봤습니다. 가장 긴 기간 동안 재직한 사람이 3년 5개월,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재직한 사람이 4일, 평균 1년 2개월... 일관성 있는 정책이 나오기 힘들었죠. 그래도 그 와중에 변한 것도 있고, 만들어진 것도 있고... 유아교육도 지금까지 큰 관심은 못받았지만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부각되고 있잖아요.'

김 국장은 유아교육에도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애정으로 <월간유아>에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논평을 실어왔다. 이를 통해 그는 유아교육 제도와 행정을 비판하고 행정과 현장의 바른 지표를 제시하는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김 국장은 지금의 유아교육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다며 몇 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교육기자 40년, 학제개편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제일 아쉬워...

김 국장이 40년 동안 취재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일에 대번 학제개편을 꼽는다.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6-3-3 제도, 그것이 개편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개명할 때 이름만 바꾸지 말고 학제 개편을 했었어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당시 저도 기자로서 많은 제안과 논평을 통해 의견을 어필했었습니다. 그때 유아교육을 의무화시켜 유치원을 학제에 편입을 시켰어야 했다는 생각에 아직도 아쉬운 마음입니다. 세계적으로 독립적인 유치원 교육과정을 가진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이미 6차의 교육과정을 개정하지 않았습니까? 여섯 번씩이나 교육과정을 개정하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유치원 교육을 소외시키고 있는지...'

김 국장은 자신이 만난 33명의 교육부 장관 중 유아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은 문용린 전 장관뿐이라고 회상했다.
'만약 문 전 장관이 좀 더 오래 재직했었다면 유아교육이 지금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유아교육의 공교육화가 조금은 빨리 이루어질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요'?

김 국장은 베테랑 기자답게 비판뿐 아니라 대안까지도 함께 내어놓는다. 유치원 의무교육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은 예산이기 때문에 건물을 새로 지을 궁리를 하기보다는 사립유치원의 행정, 재정적 지원을 통해 공교육으로 흡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 어떤 형태로든 사립유치원에게 보상과 공을 인정해 주고 인건비보조와 재정지원을 통해 공교육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 채용문제도 교사의 생명은 경력, 현재 유치원 교사들은 돈으로는 환산이 안되는 경륜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를 잘 활용한다면 유치원 의무교육,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40년 세월의 변화를 가장 실감나게 하는 것은 출산정책, 양성평등이 대책

40년의 세월의 변화를 가장 실감나게 하는 것은 출산정책이다. 기자생활 초창기에는 아이를 적게 낳자는 것이 정부 정책이었다. 하지만 40년 후 저출산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 그때는 베이비붐이라는 말도 있었고 학교를 가보면 아이들이 꽉꽉 들어차고 오전, 오후반이 있을 정도였는데 저출산 문제라니 짧은 시간 동안 대단한 변화입니다. 그때와 정반대되는 정부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모두 겪고 있는 저로서는 재미있는 일입니다. 제가 분석하는 저출산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교육비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 문제 아니겠어요? 이 두 가지를 해결하면 되겠네요.'

간단명료하게 문제의 해결점을 지적하는 김 국장은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 기자 역할을 다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정확하게 보고 비판하고 제안까지가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저출산문제의 두 가 지 이유에 대한 제안도 당연히 뒤따라온다.
'국가고시의 여성합격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정부기관에서조차 보육시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되었고 고등학교도 잠정적 의무교육 상태잖아요. 자꾸자꾸 높아져가는 의무교육, 아래로는 안되는 걸까요? 의무교육의 연령이 내려가 줘야 그것이 바로 저출산 대책입니다.'

김 국장은 양성평등이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 문제는 양성평등의 실천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 양성평등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 동안 우리가 성을 구분하는 이유는 모두 불이익을 주기 위함이었기 때문입니다. 남과 여는 수평적이고 동등한 존재일 뿐 따로 구분할 이유가 없습니다. 요즘 여성이 필요 없는 직업이 어딨습니까? 양성평등을 특혜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입니다. 국가가 출산의 기회비용을 떠안는 것, 그리고 함께 나누는 것, 이것이 대책이자 양성평등의 진정한 의미이며 저출산 대책입니다.'

 

 

 

4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교육의 진수는 모성이다.'

김 국장은 지금까지 만난 장관들의 취임식 연설은 기억하지 못해도 이임식 연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권력이란 참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 다 이루지 못하고 떠나는 남은 일들에 아쉽기도 했다.
'새로운 장관이 오면 또 새롭게 일을 시작하고, 또 다 완성하기도 전에 물러나고... 답답하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죠. 그런 마음이 커서였는지 이임식 연설은 다 기억이 납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김숙희 전 장관이 이임식에서 했던 '교육의 진수는 모성'이라는 말입니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김 국장은 그 말을 '교사는 부모의 마음처럼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없어야 한다'고 해석했다. 존경받지 못하는 교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될 때 한 번씩 생각나는 말이다. 40년 동안 김 국장에게 남은 것은 교육자들과 교육에 대한 조금은 더 깊어진 애정이다. 자신이 그렇게 애정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운 기사는 베테랑 기자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정책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어떤 훌륭한 정책도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교육을 하는 사람은 교사니까 당연한 것이죠.'


김 국장의 보람은 자신의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도 현재와 다름 없다. 교육기자로서 교육부를 오가며 교육의 중심에 선 교사들에게 교육계의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제안하는 베테랑 기자의 역할을 오랫동안 하는 것이다. 그는 오늘도 중요한 취재일정이 있다면서 자리를 일어선다. 그가 일어선 자리에 40년 동안 묵묵히 우리 교육문제를 취재해 온 한 기자의 감동적인 인생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