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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노 전 대통령 죽음으로 몰고간 관리 잘못”

“노 전 대통령 죽음으로 몰고간 관리 잘못”

- 교육언론 반세기 현역 백발기자의 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추적(제410회) -

 

○… 본고는 50년 동안 교육정책 산실(교육부 출입)을 지켜본 본지 김병옥(edukim.com·010-5509-6320) 편집국장이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한 ‘신동아’ 2006년 6월호 특집에 기고했던 것으로 당시 교육부 40년 출입 老기자의 대한민국 교육장관 48인론(20페이지 수록)’을 독자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보완, 전재한다. 이는 전임 장관들의 증언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내일을 위한 거울이 되고 있다. 〈편집자〉…○

 

노무현 참여정부 5번째

49대 김병준 교육부장관

 

<2006. 7. 21~ 2006. 8. 7 재임>

 

<전호에서 계속>

이날(2016.5.9) 집권여당의 제20대 국회 총선 당선자 총회의 김병준 전 장관 특강 주제는 ‘새누리당에 바란다’였다.


주제가 요구한 만큼 쓴소리는 거침없이 이어지면서 ①유승민 의원과 친박논란 ②반기문 UN사무총장의 대선(2017)후보 영입론 ③야권과 연합정부론 등 새누리당이 가야할 진로의 핵심에다 불을 지른 셈이었다.


유승민 의원의 얘기로 시작된 특강은 “유 의원이 세금을 걷지 않고서는 복지하기 힘들다고 했다는데 이것은 국가 재정을 어떻게 확보해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인 만큼 당내의 치열한 논쟁이 있어야 함에도 이렇다 할 논박조차 없이 ‘진실한 사람’ 논쟁으로 넘어갔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게 과연 합당한 것이냐?”고 물으면서 “국민들로선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새누리당에서 임기를 앞둔 UN사무총장을 다음 대통령으로 만들어 대외정책을 전담하게 하면서 친박 중심의 당내 세력이 국내 정치를 분담하게 되는 일종의 이원집정부제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국정운영의 체계는 분명히 바뀌어야 하지만 그걸 친박과 반기문이라는 특정인이 연합해서 재집권을 하기 위한 시나리오로 끄집어 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하늘에서 벼락을 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총선 때 진짜 벼락이 쳤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서 “제20대 총선 공천에서 여야가 모두 짜고 담합하는 것처럼 미운 짓들만 했다”며 “한 쪽에서 친박 운운하니까 한 쪽은 친노 운운하면서 막 나갔는데 이건 국민을 위한 총선이 아니라 당내 세력 재편을 위한 선거였다”고 꼬집었다.


이때 총선 때 새누리당 의원들이 공천파동에 대한 사과로 고개를 숙인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은 그렇게 할 것이 아니라 어디가 잘못인지 진단해서 정확한 대안을 내놓는 것이지 이러는 것 아니라”면서 “이렇게 정치를 할 것이면 하지말라”고 했었다.


특히 당시 새누리당의 ‘헌정론’에 대해서도 아무 것도 없이 장관 몇 자리 나누고 그런 식의 연합이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치 새누리당의 앞날을 예언하듯 신랄했다.

 


노무현 정부 집권 3년차 회고


바로 1년 전 오늘의 일이었으면서 역대 교육부장관 중 이만큼 신선한 충격을 준 일이 없었기에 되돌아보게 된다.


이에 앞서 ‘내일신문’ 2015년 2월25일자 보도에서 드러난 김병준 전 장관의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 정책실장 회고는 그의 발자취를 추적하는데 주요 가치였다.


그 해(2015) 2월 11일 오후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1시간 30분 동안 ‘내일신문’ 남봉우 편집위원과 나눈 대담이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친인척과 측근 문제에 대해선 “관리를 잘못했다”고 자인했다.


또 역대 정권의 집권 3년차에 대해 “달라진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는 4년차부터 달라지기 시작 “당을 이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관료조직도 3년차, 4년차 들어서면서부터는 잘 붙어있지 않고 나가려하고 해외연수 가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회고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탄핵 직후를 빼고는 임기 내내 힘들게 정국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재집권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완전히 믿음처럼 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정치권과 관료조직, 시민사회, 언론 등 모두 사람을 써도 엉망으로 쓰고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하는 마인드도 약했다고 진솔했다.


김병준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닥칠 비극을 2년 전인 2015년 2월에 비유하듯 예고했던 것이다.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는 난제


김병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친인척 관리에 대해 묻자 “피하기 어려운 숙제였다”면서 “잘못했다. 결국 형님 문제였고 박연차 문제였으며 그게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았다”고 아쉬워했다.


또 소통문제에서도 “노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소통이 많이 막혔던 것 아닌가?” 질문에 “임기후반에 이르면 사람들이 얘기를 잘 안 한다”고 했다.


초반에는 대통령과 눈을 못 맞춰 다들 야단이다. 그런데 뒤로 가면 대통령과 눈을 안 맞추려 하고 받아 적기만 한다면서 아예 받아 적는 척만 하는 등 대통령이 이야기한걸. 해봐야 일도 잘 안 되고 눈맞추고 대화했다가 괜히 덤터기나 쓸 가능성도 있었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수없이 토론 입맞춰


김병준 장관은 청와대 정책실장 이전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브레인으로 불리웠던 만큼 가까웠다.

그래서인지 “나는 1990년대부터 노 대통령과 수없이 많은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생각과 입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거의 같은 마음을 하고 같이 돌아갔다”고 했다.

대통령에게는 국가정책을 10년, 20년 같이 얘기한 사람과 맞장구 쳐줄만한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또 “대통령에게 필요한 사람은 말친구”라고 거듭 강조했다.<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