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가는 날 - 조 영 화
‘미열로 밤새 보채던 아기
새벽이 달래어 잠이 막 든 틈새로
고양이 걸음으로 방문을 나선다
어제 저녁 챙겨놓은 면회 보따리 속
겨울 속옷 양말 두터운 솜옷이
몸보다 더 크고 마음보다 더 무겁다
새벽 시내버스 안은
남편과 할 얘기로
그만 무게를 잃는다
현저동 백일번지 언덕배기 바람은
시베리아의 시어머니다
머풀러 너머 살바람이 귓살을 갉는다’
<정연주 전 KBS사장 부인의 ‘해직기자 아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