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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토론장

[시사해설] 국정 농단 교육계 분통

[시사해설] 국정 농단 교육계 분통

 

대학생 고교생 중학생까지

책임소재 가려 재앙 막도록

교사 교수도 함께 시국선언

 

“밤잠을 못 이룬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4일 오전 최순실 사태에 대한 두 번째 대국민 사과 때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날 이후 뒤이어 터진 국민의 분통은 날이 갈수록 수그러들지 않고 거세진다.

이전에 벌써 충천했고 계속된 사과는 약발이 서지 않는다.


진정성에 의문이 따르고 퇴진요구와 하야를 촉구하는 질타가 빗발치면서 민심은 어느새 탄핵할 기세로 돌아섰다.


지난 4·13총선 결과의 교훈을 묵살한 것이 재확인 되는 것으로 국민은 성숙했고 민주주의를 지킬 의지와 용기를 보여준다. 처음 대학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을 때 순응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개헌’을 제안한 것으로 맞불을 삼으려니까 그것에 더욱 국민들은 정권의 본색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민심은 이렇게 천심으로 타올라 들불처럼 번지면서 무명초가 이룬 초원을 보란 듯이 낙락장송은 잔가지가 없음을 알게 했다.


해방 이래 70여 성상을 가르치고 배워 일깨운 민주화 교육의 위력을 여태 몰랐던 정치권과 집권층의 나태와 오만이 천벌로 다스려지는 모양새다.


대학생이 일어서자 고교생이 뒤따르고 중학생들은 경찰서에 찾아가 집회신고까지 하면서 이어졌다.


일본의 아베정부가 선거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춰 고교 3학년에게 투표권을 주어 중의원선거에 참여했고 2학년과 1학년까지 정치활동을 허용해서 교사에게 지도를 맡겨 당부한 것을 우리 중고교생들이 벌써 알고 있었음에도 통치권과 정치꾼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교사와 교수가 맨 나중에 나오는 것도 본말이 전도된 이변이다.


앞장서서 가르치고 본을 보여주기 어렵거나 두렵다면 스승된 자리에 머물 수 없음이며, 전주 공설운동장에 세워진 ‘순직교원추모탑’의 탑신에 신석정 교수가 생전에 써서 새겨준 ‘스승님 감으신 눈망울에 / 눈망울이 남기신 광망 속에 / 트이어 온 역사여 길이 빛나라’를 모독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일에서 어느 것 한 가지도 징후가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


제비도 그 해 태풍이 크게 불 것을 미리 알고 대청마루 안쪽에 집을 짓는 것으로 징후를 삼는다.

지도자의 영감은 육감에서 돋보이고 직관을 통해 슬기가 되는 것임에도 책임의 소재를 감춘 채 수습에 소홀해서 책임 추궁과 퇴진요구로 하야를 자초한다면 하늘아래 이 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고 할 것이다.

아무리 허물이 지나쳤다 해도 참회로 이를 눌러 지성으로 감천해서 민심을 다독이면 관용은 저절로 따르게 마련이다. 작금의 사태는 이래서 더욱 안타깝다. <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