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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토론장

[시사해설] 단원高 상처안고 새 학년

[시사해설] 단원高 상처안고 새 학년

 

학생 250명 교사 12명 숨져

생존학생 75명 분반 재편성

묵념 입학식 장학재단 발족

 

지난해 4월16일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세월호 침몰로 2학년생 250명과 교사 12명 등 교감(자살)까지 263명을 잃은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교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지난 2일 신입생 321명의 입학식으로 새 학년을 맞이했다.

 

그날 구조되어 올해 3학년이 된 75명은 4개반에 나누어 분산하고 숨진 학생들이 썼던 당시 2학년 10개반 교실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나머지 공간을 재배치해서 1학년 교실로 개조했다.

 

이 교실은 작년 2학년 교실과 같은 층이지만 신입생들이 자주 마주치지 않도록 동선을 고려해서 배치했고 복도와 교실에는 생명 존중 메시지를 담은 명언을 써 붙여 의미가 새롭도록 꾸몄다.

 

신입생 입학식 날 추교영 교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학교에 입학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여러분의 선배를 항상 가슴 한 켠에 담아 기억하고 못다 이룬 꿈과 희망을 함께 일궈달라”고 할 때는 목이 메어 말끝을 잇지 못한 채 울먹였다.

 

묵념으로 시작된 입학식에서 총학생회장 최민지(18)양은 “어렵게 고민하고 단원고등학교에 온 만큼 학생으로서 예의와 품위를 지켜 존중과 공경으로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선후배 관계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단원고교는 올해 경기도 교육청의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정규 교과 수업 이외에 창의·민주적인 교과 프로그램을 편성해 운영하면서 봄·가을의 짧은 방학기간이 추가된 ‘사계학사제’를 도입, 학생들에게 학습과 휴식이 충분하게 병행되도록 지원받는다.

 

한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세월호 희생 학생과 교사들을 기리는 장학재단을 설립, 오는 4월16일 일주기에 맞춰 발족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순수 민간재단으로 운영할 장학재단은 5억 원의 기금으로 시작하고 15명 규모의 이사진에 유족과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한다.

 

이제 새로운 학년은 봄을 앞세워 변함없이 찾아왔고 지난해 여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단원고교의 숨진 교사와 학생들을 추모하는 뜻으로 교정에 심어주고 간 백목련 가지에 새싹이 움트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

 

이 목련은 백악관 정원에서 자라던 묘목이었고 전임 대통령이 숨진 부인을 잊지 못해 고향집 마당에 함께 심어 가꿨던 원주의 뿌리에서 새 줄기가 난 것을 옮겨다 심은 것이 퍼졌다는 유래를 안고 왔다.

 

때문에 단원고교의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들은 지난해 여름동안 싱싱하게 자라서 2m 높이에 올해도 무성하게 클 상징성에서 감명 받고 있다. 그리고 이 학교의 뜻깊은 교목(校木)이 되었다.<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