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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토론장

[시사해설] 떳떳하지 못한 관변학자

[시사해설] 떳떳하지 못한 관변학자

 

차기 교육과정 개발자 명단

국회 추궁 “본인 희망” 답변

역사과 연구진 비공개 파문

 

국회(교문위)가 열리면 가끔씩 교육부장관(황우여)이 곤욕을 치르는 것으로 일부 관변학자의 부끄러운 모양새가 화근이다.

 

지난 2월의 임시국회 회기 중에도 두 번씩 보았던 사례다.

 

11일(수요일) 낮 교육부의 새해 업무추진 보고를 받고 교사출신 도종환 의원이 장관에게 “박근혜 정부의 임기(2017년)말에 다음 정부까지 이어갈 차기 문·이과 통합형 초·중등교육과정 시안을 개발하면서 전문가를 위촉했는데 역사과의 개발연구진 17명은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황 장관은 “본인들이 신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답변하자 여·야의원들은 “황당하다‘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그러자 도종환 의원은 “수학과 과학과의 개발연구진 명단을 제출했으므로 이들 명단도 함께 제출하라”고 거듭 요구하자 “본인들이 그런 걸 어찌하느냐”고 대답을 흐린 채 피해갔다.

 

그 이후 교육부는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고 그럴 기색도 없어 보인다.

 

또 하나 의문사항은 2월16일 ‘이달의 스승상’ 후보자 12명을 발표했을 때 기자들이 선정위원(9명)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본인들이 꺼려한다”면서 주저했다. 이에 기자들도 물러설 수 없어 “이러면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다그치자 위원장의 이름과 약력을 밝힌 것으로 대신했다.

 

이러니 교육부가 하는 일에 일선 교원과 학생, 학부모들이 전폭 지지하고 성원하면서 따르기 어렵고 특정 교과(역사)의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에 대한 의문이 증폭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스승상(賞) 선정에서까지 선정한 위원들의 명단 공개를 기피하더니 끝내 한 사람은 친일행적으로 논란을 부르는 등 명예가 먹칠됐다.

 

특히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의 일원이면서 유독 한국사의 위촉자들만 명단과 약력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가 물밑 추진으로 가시화 된 마당에 연구진은 자신을 밝히고 나설 수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이유가 있어도 안 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밝혀지면서 드러날 일임에도 숨는다고 될 일도 아니지만 자신들이 개발한 연구의 결과가 교과서로 편찬되어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을 생각하면 비공개가 능사일 수 없다.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를 위해서도 관변학자의 자부와 긍지가 아쉽고 교육부가 취한 일련의 사태도 더 이상 지속되는 것은 불신이 누적될 우려의 소지다.

 

왜들 이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 되고 있다. <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