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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교육소식

[시사 해설] 어른들 죄가 너무 크다

[시사 해설] 어른들 죄가 너무 크다

 

진심도 능력도 없으면서

세월호 참사에 할 말 잃어

시키는 대로만 하라더니

 

이 땅의 시인들은 대형사고로 숱한 목숨들을 잃을 때마다 땅을 치고 통곡하며 하늘에 울어 멍든 가슴을 달랬다.

 

특히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더니 무고한 생명들을 무참하게 앗아갔다.

지난 4월16일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제주도 수학여행 길에 당한 세월호 침몰 참사는 인재사고 중 유례가 없이 컸다.

 

한 학생은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놓는다. 사랑한다”며 하직 인사를 남기고 숨졌다.

그 시각, 배안은 물이 차오르고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죽음이 임박했을 것을 상상해 보면 비통할 뿐이다.

이처럼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은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부모님과 교사 친구 등 모두에게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하직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이를 두고 한 시인은 “착한 바보들”이라 했다.

 

항상 시키는대로 따르기만 했던 착한 아이들이어서 더욱 가슴이 미어지게 아팠다.

가만히 있으라면 가만히 있고, 기다리라면 기다리고, 누가 이쁜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었느냐? 면서 울었다.

학교라는 통제의 굴레는 이미 벽이 무너져 내리는데도 판단을 주저하게 만든 것에 애통했다.

 

어른들의 말씀, 선생님의 말씀, 시키는대로 따르면 괜찮을 거라고 어른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침착했을 모습에 눈물이 무거워 고개를 떨군다 했다.

 

김선우 시인은 이번 참사가 “믿기지 않는다”면서 분노했다.

그리고 구조될 줄 알았다.

 

어디 먼 망망한 대양도 아니고 코앞의 우리 바다이니까 그랬다.

그러나 비보는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시인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생명을 보듬어 줄 진심도 능력도 없는 자들이 가만히 있으라, 시키는 대로 해라, 지시를 기다려라 해놓고 물에 불어 터진 시신으로 떠오르게 했다”고 질타했다.

 

만족을 모르는 자본과 가식에 찌든 권력, 가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무능과 오만에 치를 떨었다.

반성없이 미쳐가는 얼음의 나라, 환멸과 분노사이에서 울음이 터지다가 길 잃은 울음을 그러모아 다시 생각한다고 했다.

 

살아있는 어른들의 죄가 너무 크다고 단죄한 것이다.

너희에게 갚아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이 땅의 어른들을 향해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한 것에 할 말을 잃고 한숨을 쏟았다. <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