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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컬럼

[주간시평] 고3 유권자의 시국관


[주간시평] 고3 유권자의 시국관

세종시 논란 국론분열 수렁

- 보고 배울 가치창출 갈망 -

학생 안중에 없는 교육선거

지난 23일 아침 서울고속버스터미널 휴게실에서 주말여행을 떠나는 고3생 5~6명의 대화를 엿듣게 됐다.

이들은 슬로우시티(느림의 철학)로 지정된 ‘가고 싶은 섬 청산도’에 가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청산도는 완도읍에서 카훼리호로 40분 바닷길이다.

또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현지 답사를 위해 다녀온 것을 TV뉴스에서 보고 가보기로 했다는 것.

그런데 이들의 대화에서 고3생 특유의 시국관을 알게 되었고 졸업후 대학에 들어가면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 새내기 유권자로 2학년 후배들 중 19세는 자신들과 함께 투표장에 가게 되는 것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세종시 논란으로 정치권이 두 쪽으로 갈라진 모습은 정치판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언론과 교육계의 원로들까지 이에 합세하는 것은 국론분열의 수렁으로 더 얻을 것이 뭐냐?고 걱정했다.

오는 2월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게 될 교육선거(교육감·교육의원)에 출마할 교육자들이 얼굴을 드러내게 마련인데 학생들에게 보고 배울 가치를 창출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혼탁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감·교육의원을 지낸 사람들 가운데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은 것 말고 감동받은 적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니 “몇이나 되느냐?”고 묻는 것 같고 수치로 비하되는 것 또한 교육계의 불행으로 실감됐다.

결국 학생은 안중에도 없고 학부모는 표밭의 일부니까 관심을 갖는 정도의 후보들이라면 투표장에 가야할 이유에서 멀어진다고 성토했다.

국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지방교육자치법 개정도 유권자 보다 정략적이고 후보의 편의에 치우쳤다고 비꼰다.

고3교실의 19세 유권자는 평균 30%안팎이지만 이들 30%의 영향력은 고3교실만이 아닌 전교생의 정치의식을 좌우할 진원이다.

때문에 이들로부터 “어른들은 우리 무엇을 보고 배우라는 것이나”고 항변이 쏟아진 것은 우리 사회의 취약점이다. 그리고 정치판의 병소를 진단한 경고음이다.

현재 전국의 고교생 수는 1백97만여 명이다.

고등학교의 교원수도 12만5천여 명이다.

고교생의 현실인식과 시국관을 이들과 마주하고 있는 교사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