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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컬럼

[사설] 교육자치 ‘봉’ 아니다

[사설] 교육자치 ‘봉’ 아니다

일부 직선교육감 왜 이러나

 

많지도 않은 시·도 교육감(17명) 가운데 경찰과 검찰에 불려다니면서 낯부끄럽게 조사받는 것을 보게 된다.

선거 때 진 사람빚 때문이기도 하지만 적잖은 선거비용이 문제라고 한다.

 

사람빚은 요소에 심어주는 것으로 갚아나가고 비용은 건축이나 인사에서 챙길 수 있어 흑심이 발동하게 마련이다.

이 와중에 불려다니지 않은 교육감은 사람빚도 없고 선거 때 쓴 돈 때문에 고통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란다.

 

선거에 출마하기 전 청렴할 각오가 있었으면 그대로 가야하는 것임에도 견물생심으로 잠깐 눈이 뒤집힌 사이에 어기게 된다. 당초 그러자고 교육감 선거에 나선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미 저지른 잘못이 드러난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갈잎을 먹다가는 목이 맺혀 죽는다고 일러준 옛 사람들의 말이 틀리지 않다.

그러니 소는 풀을 먹고 개는 밥을 먹어야 오장이 편하다고 했다.

 

선거 때 유세에서 결백을 다짐하고 공약에 이름 석자를 걸었으면 시종여일해야 다음 선거에서도 기약하기 쉬워진다.

당선되기 바쁘게 딴 주머니를 차고 갈퀴질 할 생각으로 들뜨면 석달 못가서 남의 눈에 띄게 십상이다. 때문에 잘못된 교육감은 지방교육자치를 봉으로 착각하고 노루잡은 몽둥이까지 삶아먹듯 깻단 털이에 이골이 난다.

 

본래 교육감 자리는 가만히 있어도 일년에 몇 차례는 찾아온 사람이 빈 손일 수 없고 물리쳐도 떡시루 뗀 자리에 고물 떨어지듯 쓸어 모을 게 있다고 한다.

 

신정때와 구정이 풍성하고 생신과 여름휴가, 가을 추석명절 등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도 외롭지 않고 훈훈하다. 해외 나들이 때도 여행비를 보태준 사람이 있었다고 후문이다. 그리고 2월과 7월, 8월 등 일년에 세차례씩 교원과 일반직의 승진 전보에 청탁을 물리치느라 어렵다고 할 만큼 하소연해도 보기에 따라서는 꼭 그런 것 같지 않게 엄살이 섞일 수 있다.

 

교육감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겪어본 일이었고 단호하게 물리치고 처신에 신중했으니까 무사했을 뿐이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받은 것을 주기도 하면서 분수를 지키면 도량이고 무분별하면 얼마 못가서 경찰과 검찰에 불려가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결론해서 청렴은 타고 난다. 그래서 우리는 청렴을 타고난 사람이 교육감으로 오는 것을 환영한다. 또한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운영에서 사람이 저지른 것을 엄단해야 비리가 척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