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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컬럼

[사설] 적임자 밀봉추천 인사

[사설] 적임자 밀봉추천 인사

 

안행부장관 용인술 공감대

 

박근혜 정부의 안전행정부(구 행정안전부) 첫 유정복 장관의 인사스타일이 주목되면서 일리가 있는 것으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유 장관은 취임하자 마자 안행부의 실·국·과장들에게 노란 서류봉투를 나누어 주면서 앞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국·과장을 명시하고 왜 가장 적임자인지 밝혀 어느 자리에서 만나도록 바라는 희망부서까지 써 넣은 뒤 밀봉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또 봉투 겉에 쓴 안내문에서 개인적인 친분이나 학연과 지연을 생각하지 말고 사심없이 판단했을 때 해당부서의 적임자인지 추천해 달라면서 제출한 봉투는 누구에게 보이거나 발설하지 않고 혼자 참고할 것이므로 소신껏 적어 내라고 거듭 당부했다.

 

추천 방식은 실장에게 관할 국·과장 2명씩 할당하고 나머지는 부처 전체에서 국·과장 2명을 추천하도록 했으며 국장에게도 관할 실·국장 2명과 나머지는 부처 전체에서 실·과장 2명씩 추천토록 하는 등 과장들도 같은 방식으로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안전행정부 소속 실·국·과장의 인사자료가 새롭게 마련된 것이며 실·국·과장 모두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적임자를 명기해서 밀봉하여 장관에게 제출한 것이다.

 

이와 같이 밀봉해서 제출한 실·국·과장 인사의 적임자는 향후 인사에 적극 반영될 것으로 보아 공직사회에 파장이 클 것에도 주목된다.

 

특히 이번 인사방식은 흔히 볼 수 없었던 것으로 공감되는 부문은 더욱 주시의 대상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정권이 바뀌거나 장관 또는 기관의 장이 바뀔 때마다 인사로 인한 후유증이 가볍지 않았던 것에 비추어 안전행정부의 첫 인사는 의미가 있다.

 

본래 인사는 자질만 보지않고 선천성과 도덕성에 비중을 둔 것이 관행이었지만 청렴결백은 타고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업무처리의 능률과 효율 등 공정성도 평소의 근무태도와 대인관계를 눈여겨 보지 않고는 장담하기 어려운 특성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활한 능변으로 불합리를 호도하거나 아둔한 눌변 때문에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옛부터 설걷이 하다 그릇을 깬 며느리보다 게을러 이것 조차 하지 않은 며느리가 칭찬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으로 인사권자의 재량은 공정성을 담보할 소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