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정 소나무 - 리 진
숲의 먼 끝에 한 그루 외따로
구부정 소나무가 서 있다
로씨야땅에서 보기 드문
구부정 소나무가 서 있다
그 곁을 지날 때면 언제나
가만히 눈물을 머금는다
저도 몰래 주먹을 쥔다
가슴이 소리 없이 외친다
멀리서 아끼는 사랑이
얼마나 애틋한지 아느냐
길 떠난 아들을 잊지 마라
구부정 소나무의 내 나라
※리진은 함경도 출신으로 김일성대학 영문학부를 나와 모스크바 유학 중 반체제 운동으로 소련에 망명했다.
망명 이듬해 조상의 선산을 지키던 나무들을 그리워하며 남긴 것이다.<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