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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컬럼

[사설] 학교 性暴力 감당 못해

[사설] 학교 性暴力 감당 못해

 

학생들 앞에 얼굴 들 수 있나

 

작금의 학교 성폭력 사태에서 학교장 등 교사의 무책임이 드러나고 근절에 앞장서야 할 교원이 오히려 성범죄자로 추락한 것은 물론 46% 이상 처벌대상 교사가 여전히 교단에 서 있다는 지적에 더 이상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으로 교육현장은 파탄이다.

 

이렇듯 끊이지 않는 교내 성범죄에 학생, 학부모의 불안은 최고조에 다다랐고 비위를 저지른 교사도 줄기는 커녕 해마다 늘고 있다는 지적에 입이 열이라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특히 지난 2009년 이후 피해자 가운데 40%가 제자 또는 동료 여교원이었고 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학교문화가 아직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심지어는 서울의 경우 사건을 조사했던 시교육청 감사관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노조에서 감사원에 특감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감사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등 가관이다.

 

가천의대 배승민 여교수가 7년째 청소년 성폭력 상담에서 알게 된 것 가운데 “어떤 행위가 성폭력인지도 모르는 교사들이 많다”고 밝힌 것은 충격적이다.

 

추행 교사가 담임한 학생들의 증언에서도 “말없는 여학생만 골라 수작을 거는 등 반마다 3~4명이 당했다”고 밝힌 것으로 모자라 남녀공학의 합반일 때는 어려워서 그런지 남학생이 없는 여학생뿐인 분반 때 성추행이 잦고 문제가 불거지면 고3 학생들에게 추행을 부인하는 탄원서를 써오라고 강요한 사실까지 보도되는 실정이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나서 국무회의를 통해 근절 대책을 지시했고 사건을 은폐한 경우 학교장까지 지휘책임을 묻도록 강경책이 시달되었다.

 

서울시교육청도 A공립고교의 성추행 파문이 커지자 성범죄에는 ‘윈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 이름을 공개하고 퇴출시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우리는 학교 성폭력 대책에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 보다 더 이상 학교교육이 물러설 곳이 없을 지경으로 파국에 이른 것에 절망하게 된다.

 

절대 다수의 선량한 교원들이 당하게 되는 불명예와 실망감으로 치명상이 이어지는 것에도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인성교육의 진흥을 법제화한 것 이상으로 교육계의 치욕이며 “학교가 있어도 그 안에 교육이 없고 학생과 교원은 많아도 스승과 제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유에 새삼 공감하게 된다.

 

또한 누구도 책임지는 것을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