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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산 그림자 - 이 순 희

산 그림자 - 이 순 희

 

그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래도 그에게 온갖 이야기를 털어놓고 간다

자신의 비밀과 허물을 뱀처럼 벗어 놓고서

다행히 그에겐 모든 걸 숨겨 줄 깊은 골짜기가 있다

그런 그가 깊고 조용한 그녀를 보는 순간

그동안 가슴에 쌓인 응어리를 다 풀어놓고 싶어졌다

어머니의 고요한 품을 더듬어 찾듯이

그 응달에 다 풀어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