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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입시준비 과외 등 사교육 극성 개혁 단행

입시준비 과외 등 사교육 극성 개혁 단행

- 교과부 48년 출입기자의 역대 교육장관 발자취 추적(제264회) -

○… 본고는 오는 5월 16일로 교육과학기술부 출입기자 48년 째가 될 본지 김병옥(www.edukim.com) 편집국장이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한 ‘신동아’ 2006년 6월호 특집에 … ○

○… 기고해 실었던 것으로 당시 ‘교육부 40년 출입 老기자의 대한민국 교육장관 48인론(20페이지 수록)’을 독자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보완, 단독 연재한다. 〈편집자〉 … ○

 

학생 인격형성과 고등정신 계발 저해

대학 본고사 폐지 초중고 과목 축소

학교교육 변질로 교육과정 훼손 파행

- 공직자 자녀 과외들키면 사회정화 차원 파면 엄단 -

28대 서명원 문교장관

<1987. 7. 14~ 88. 2. 24 재임>

<전호에서 계속>

 

김영식의 5공교육 종합진단

 

전두환 대통령의 ‘7·30교육개혁 단행’은 입시준비를 위한 과외수업이 점차 과열되면서 입시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으며, 이러한 과열과외는 비단 교육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에서도 여러가지 폐단을 야기시켜 불가피했다고 보게 된다.

 

우선 교육적 측면에서 과열된 과외공부는 학교교육의 성격을 입시준비교육으로 변질시킴으로써, 교육과정 및 교수 활동을 입시준비 위주로 운영하게 하고, 생활 지도 및 진로 지도를 소홀하게 하는 등 교육의 비정상화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학교교육의 비정상화는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인격 형성 및 고등정신능력의 계발을 저해하게 되었으며 과열과외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과다한 과외비 지출로 가정경제를 압박하여 왔고, 음성적 과외비 지출은 교육비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야기시켰다.

 

또한 과열과외는 학생, 학부모, 교사집단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 계층간 위화감을 조장하는 등의 국민적 일체의식을 깨뜨리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이에 전두환 정부는 우리의 학교교육이 입시 준비 중심의 교육으로부터 탈피하여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인격 형성을 위한 교육이 되도록 그 풍토를 조성하고, 또 과열과외로 인한 사회계층간의 위화감을 해소시키면서 범국민적 단합을 촉진시키고자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의 해소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80년 7월 30일에 발표된 그 방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81학년도부터 대학입학본고사를 폐지하고, 출신 고등학교의 내신성적과 예비고사성적만으로 대학 입학자를 선발한다.

 

②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의 현행 교과목 수를 줄이고, 또 그 수준도 낮추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전면 조정한다.

 

③대학의 졸업정원제를 실시하여 신입생은 정원보다 일정수를 더 입학시키되, 졸업은 인가 정원수로 시킨다.

 

④대학의 강의를 하루종일 개설하여 대학의 시설과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일제 수업을 시행한다.

 

⑤대학 진학의 문호를 넓히기 위해 대학입학 인원을 연차적으로 대폭 확대하며, 81년에는 최고 10만5천명까지 증원할 것을 검토

한다.

 

⑥현행 TV가정고교방송의 운영을 개선하여 방영시간과 대상과목을 늘리는 한편, 81년부터는 교육전용방송을 실시한다.

 

⑦방송통신대학을 확충하고, 교육대학의 이수연한을 연장한다.

 

 

한편, 이상과 같은 과열과외 해소방안을 시행함에 있어 교육재정의 지원, 대학시설의 확충, 교원의 처우개선, 정부·산업체의 고용정책 개선 등의 정책도 장기적으로 추진토록 하였다. 그리고 고질화된 과외 병폐를 일소하기 위하여 사회정화의 차원에서 과외추방을 위한 범국민적운동을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전개하도록 하였다.

 

①모든 공직자와 사회지도급 인사들은 솔선수범하여 자녀에 대한 어떤 형태의 과외공부도 금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는 공직자는 사회정화의 차원에서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며, 기타 지도급 인사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②공·사립학교에 재직하는 모든 교수와 교사의 과외수업 행위를 일체 금지하며, 위반자는 교직을 떠나도록 한다.

 

③모든 과외교사는 관계 기관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하고, 그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④사설학원에서는 중·고등학교 재학생들의 수강을 금하며, 이를 위반하는 학원에 대해서는 인가 취소 등의 제재조치를 가한다.

 

⑤온 국민의 건전한 교육관을 함양하기 위하여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를 활용한 계몽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교육과 학력관을 왜곡·오도하는 내용의 보도는 규제한다.

 

이상과 같은 정부의 강력한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 대책은 교육의 자율성, 민주사회에서의 학부모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 등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기도 하였으나, 그동안 한국 교육의 심각한 병리 현상으로 지적되어 왔던 과열과외를 근절시키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 나아가 학부모들의 과다한 과외비 지출의 부담을 해소시켜 주는데 기여하였으며, 사회 계층간의 위화감을 완화시켜 주는데 공헌하였다.

 

그리고 7·30 교육개혁은 고등학교 교육을 중시여기는 풍토를 조성케 하였다.

학생의 입시부담을 경감케 하였고, 고등교육기회를 확대하여 보다 많은 학생이 대학교육기회를 갖도록 함으로써 국민적 교육 욕구를 해소케 하는데도 큰 공헌을 하였다.

 

 

3. 中·高等학생의 교복·두발 자유화

 

제5공화국 정부는 학교교육 활동의 자율화를 적극 추진하였다.

 

이는 학교교육이 효율적이며 창의적인 것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학교의 모든 교육 운영이 점차 학교장의 책임아래 자율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교육자율화 조치의 하나가 바로 82년 중·고교학생의 교복·두발자율화였다. 중·고교 학생의 교복·두발 자율화 조치는 교육풍토 쇄신차원에서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이며, 평생교육의 차원에서도 사회 전체가 학교화하는 계기를 마련코자 하는 데 그 실시 의의가 있었다.

 

전세계에서 교복을 착용하고 있는 나라는 아시아 지역의 소수 국가에 불과하며, 실제 교복착용 당사자들인 학생이 자유복 착용을 열망하고 있다는 추세에 의해 그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또한 인성발달 단계로 보아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보이는 중·고교 시기에 몰개성적이고 획일적인 교복을 입게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이에 상대적으로 사복에 대한 이상 욕구가 지나쳐 오히려 더 많은 학생비행이 유발되는 위험을 사전에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단발은 인간의 본능과 자연적 성장을 억제하여 창의적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학생의 교복·두발 자율화 조치를 단행케한 한 배경이 되었다.

 

이와 같은 중·고교 학생의 교복·두발 자율화는 몇 가지 부작용으로 인해 문제가 되기도 하였으나, 결국 학생의 활동을 용이케 해주고 개성 발달을 진작시켰으며, 학생들의 심리적 안목을 함양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도 심리적 압박에서 어느 정도 해방케 되었으며, 학교 생활 터전을 획일이 아니고 다양성이, 강제가 아니고 선택이, 경색이 아니고 유연성이 자리하는 곳으로 전환케 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한편, 이러한 교복·두발 자율화 조치로 과거 일제시대의 잔유물처럼 여겨졌던 학생의 검은 교복과 짧은 머리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으며, 전근대적인 교복생활로 인한 후진성의 탈피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