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병옥컬럼

[주간시평] 뒷말 많은 학년초 인사

뒷말 많은 학년초 인사

오며 가며 비켜갈 회전문

 

금요발표가 후문 잠재워

좌천과 영전은 공직윤회

시·도교육청마다 학년초 교원인사로 바쁘다.

 

빠른 곳은 일찍 서둘러 발표가 끝났다. 서두른 만큼 인사청탁을 배제하기 위해 교육감실은 외래 방문객을 막았고 “인사가 끝난 뒤에 오시면 어렵지 않다”면서 돌려보냈다. 교육감 비서실장의 고충이 소문으로 알려지자 3월로 방문을 미룬 사람까지 있다.

 

그렇다고 인사청탁이 100% 방지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찾아와서 청탁할 정도라면 물리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힘 있는 청탁은 찾아올 것까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나 청탁이 되는 줄 아느냐”고 핀잔이 따른다. 특히 교육계 인사에서 뒷말이 많은 것으로 초·중등교원을 꼽는다.

 

공립유치원과 국·공립대학은 예외적이며 일반직 인사도 같은 모양새이다.

수가 많은 탓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끼리끼리 해먹는다”고 소근대는 것은 인사 때마다 다르지 않다.

 

본래 인사는 오면 가는 것이고 갔어도 다시 오는 회전문이다.

발탁 인사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랬거니 하고 왔을 때 자리보다 낫다는 자리로 옮겨 간다.

 

그러나 연줄을 타고 바람에 실려온 인사는 연줄이 끊어지면 끝없이 밀리게 마련이다.

때문에 오늘 영전은 내일 좌천을 감수할 윤회와 같다.

 

누린만큼 소외가 따르고 지나고 보면 모두가 허망할 뿐인 것에 집착한 때가 후회로 남는다.

대과없이 지내다 떠난 퇴임식이 가장 축하를 받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스승은 제자와 함께 있어야 하고 제자는 이런 스승을 기리고 사별해도 무덤까지 찾아가 술잔을 올리면서 추모한다.

 

전국 도처에서 스승을 기린 ‘사도비’가 서 있는 무덤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사연 때문이다.

이처럼 교원이 인사문제로 고뇌하고 영전과 좌천으로 갈리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은 것에서 뒷말을 낳는다.

 

오죽했으면 인사 때마다 발표시기에 날을 잡느라 애쓰고 그래서 더욱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를 위해 가장 선호한 것이 금요일 오후다.

뒷날이 토요휴무에다 일요일을 거쳐 월요일이면 떠나고 보내는 일로 어수선하다.

 

인사내용이 미리 알려졌다 해도 토·일·월요일까지 3일이면 후문은 잠재워지기 십상이다.

이처럼 인사는 후유증만 없으면 해볼만한 것으로 인사권자의 재량이 된 것에 후폭풍이 따른다.

 

어떤 이유를 내 세우더라도 인사에 흥미를 가진 행정장은 경계해야 마땅하고 응징이 따라야 한다.

그렇게 해도 척결하기 어려운 것이 인사비리다.<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