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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컬럼

[사설] 스승의 날 행사 아쉬움

[사설] 스승의 날 행사 아쉬움

 

순직사도 기리는 일 소홀

 

5월은 교육의 달로 올해도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부처님 오신 날(17일) 성년의 날(20일) 부부의 날(21일) 등 줄줄이 이어지고 교육주간 행사까지 겹쳤다.

 

특히 스승의 날은 정부제정 기념일이 되면서 당초 청소년적십자회원들이 정한 뜻과 다르게 일관했다.

 

중·고생이 주축을 이룬 청소년적십자회원들이 정한 스승의 날은 이름도 없고 욕심도 없이 병상에서 신음하다 숨진 선생님과 위험을 무릎쓰고 목숨을 아끼지 않은 교직원의 추모에 무게를 담았다.

 

때문에 지금도 전주시 공설운동장에서 가까운 전북도교육청의 교육정보원 청사 옆에 스승의 날 제정 때 세운 ‘순직교원 추모탑’이 서 있고 그 탑에 새긴 전원시인 신석정님의 추모시는 보는 이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스승님 감으신 눈망울에 / 눈망울이 남기신 광망속에 / 트이어 온 역사여 / 길이 빛나라’고 했다.

 

5공의 전두환 대통령이 제정하기 이전에 있었던 스승의 날 행사는 학생들이 부드럽고 풋풋하게 돋아난 생쑥을 뜯어다 한줌씩 모은 떡쌀에 빚어 송편으로 선생님들을 대접했고 등교시간은 두 줄로 교문에 도열해서 들어서는 교직원 모두 가슴마다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것으로 사은에 보답했다.

 

이어서 모든 학교는 스승의 날은 오전 수업으로 마치는 것이 관행이었고 오후에는 교직원·학생들이 순직 사망한 선생님의 무덤과 유족을 찾아 위로하고 추모한 것으로 이어졌다.

 

이와 같이 스승의 날의 행사는 그 유래에 걸맞게 지켜온 것을 정권이 지나치게 챙기고 간여해서 오히려 교원들의 거부감을 초래했으며 스승의 날이 귀찮아 교문을 걸어 잠그는 일까지 벌어진 것을 되돌아봐야 한다.

 

올해도 제자들이 성금을 모아 타계한 은사의 무덤에 사도비(師道碑)를 세우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순직 사망 교직원의 통계조차 없이 스승의 날 행사를 치르고 생존한 교원에게 훈·포장과 표창 등 포상에 치우친 것으로 고혼이 된 님들을 달래는 것은 소홀하다.

 

다행히 서울교총의 경우 순직·사망교원 유자녀에게 학비를 지원한 것으로 기리고 있으나 교총회원 자녀만 혜택을 주고 있음에 아쉽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내년 스승의 날 행사부터라도 유래와 사혼(師魂)에 알맞도록 치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