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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컬럼

[사설] 논문표절 교수 이러고도

[사설] 논문표절 교수 이러고도

 

전국 50개 대학 200명 들통

 

검찰의 의정부지검은 지난 11월24일 현직 대학교수 가운데 200여 명이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남의 논문을 무단으로 표절하는 등 저자 이름만 바꾸어 출판한 것에 철퇴를 가한 것으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되고 있다.

 

이날 검찰이 밝힌 적발 내용에서 보면 속칭 논문집의 ‘표지갈이’에 연루된 전국 대학 교수가 200명에 달하고 이들 중 100여 명은 저작권 위반과 업무상방해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등 이를 방조한 출판사 등 프린트 업자 3~4명도 함께 수사를 받았다. 또한 적발된 교수 대부분은 이공계 전공으로 국·공립대학과 서울의 유명 사립대학 교수까지 섞여 있다고 한다.

 

특히 적발된 교수 대부분이 1권 이상 3~4권의 다른 교수가 저술한 논문을 자기 이름으로 출간하는 등 원저자 일부는 발행부수가 많지 않아 출판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출판사를 확보하기 위해 표절행위를 묵인한 사례까지 드러나 전체 교수의 권위와 명예에 먹칠이 되었다.

 

관련 출판업계는 이를 속칭 ‘표지갈이’라고 밝히는 등 지금까지 대학가의 공공연한 비밀로 자행된 것에 “그러려니”하면서 덮어온 것이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되자 그동안 하늘 무서운줄 모르던 비리 불합리가 들통난 것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은 의정부지검 형사5부 권순정 부장검사는 국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도 지원을 위해 차출되었을 만큼 엘리트 기획통으로 알려진 민완이며 올해 2월 의정부지검으로 옮겨진 뒤 박근혜 대통령의 4촌 형부 구속과 프로농구 도박사건 등 수사에서 개가를 올린 베테랑이어서 교수논문 표절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에 주목된다.

 

한마디로 표지갈이 논문 도둑은 전국의 50개 대학 현직교수 200여 명이 걸려든 사건이어서 남의 연구 성과를 통째로 가로챈 지능 범죄인데다 추호도 용납하지 못할 지능범죄이며 천인공노할 일로 일벌백계로 다스려 마땅하다.

 

이처럼 표지갈이 논문집 비리는 출판사와 가짜 저자 및 원저자 등 3자가 유착되어 빚어진 것으로 지난 80년대 이후 전국의 이공계대학에 만연된 것이 뒤늦게 들통난 것인데다 재임용을 앞둔 교수 가운데 이같은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교수 사회의 고질병이 되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또한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든 것도 당사자 간의 저작권법 다툼이 불거져 내사하던 중 드러난 것이라니 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까지 지켜볼 비리여서 일벌백계의 본보기로 척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