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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사월과 오월이 유월에게 - 오 강 현 <김포시 운양동>

사월과 오월이 유월에게 - 오 강 현 <김포시 운양동>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싸웠던

붉은 혁명의 달 사월아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미완의 혁명인 것이

너무도 부끄러운데 이제는

더 씻을 수 없는 사월이 되었구나

검은 바다가 삼백 네 개의 노란 꽃들을

잔인하게 빼앗은 비극의 사월이 되었구나

벚꽃 나무 아래서 깔깔거리며 새봄을 즐기던

어린 목숨을 하나도 못 구한 죄지은 어른이 되어

또다시 얼마나 속죄의 눈물을 흘리며 살아야 할까

피를 먹고 자란 슬픈 진달래 위에

눈물 젖은 노란 나비 날아와 앉아 있구나

 

아!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오월아

오월만 되면 불렀던 꽃잎처럼 금남로에도

삼십년이 훌쩍 흘렀구나

그리고 그분마저 벼량으로 쫓겨

노란 유서 한 장 남기고 떠났구나

오월아 너의 그 아리고 슬픈 노래가

이제는 씻을 수 없는 분노의 노래가 되었구나

 

점점 더 역류하는 근현대사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방조자다

시대의 죄인들이 되어 가는구나

한일 합방 100년이 지났지만

진정으로 우리는 해방되었는가

진정으로 우리는 독립되었는가

정체시켜 다시 거꾸로 돌려놓아서는 안된다

 

이제3·1운동 100년의 2019년엔 진정한 독립을

이제 8·15광복 100년의 2045년엔 진정한 통일을

이제 6·25전쟁 100년의 2050년엔 진정한 평화를

이제 4·19혁명 100년의 2060년엔 진정한 민주주의를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지 않는가

궤도를 벗어난 탈선의 역사가 아닌

정상 궤도를 달리는 오롯한 희망의 역사를

우리 아들딸들에게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역사의 바퀴는 앞으로 앞으로 굴러가야만 한다

힘을 모아 저 거대한 걸림돌을 걷어내자

이제 이 반역의 역사를 거부하고

바다로 침몰해 가는 사월과

벼랑으로 떨어지는 오월이 부른다

일어나라 지성이여 부활하라 유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