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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달 비춘 설경 - 김 숭 겸 달 비춘 설경 - 김 숭 겸 큰 눈에 온마을 뒤덮여 대갓집도 북풍에 떨고 얼음장 밑 샘물이 울어 고목 가지에 달이 오른다 홀로 잠 못이룬 깊은 밤 겹옷 껴입고 나와보니 지붕 위의 깨진 기왓장 언뜻 백옥에 덮인 듯 싶다 더보기
청산도 연가 - 김 병 옥 청산도 연가 - 김 병 옥 슬로시티 청산도에 또래로 태어나서 한샘물 먹고`오누이처럼 자랄 때는 저 세상에 가도 사랑하자 약속한 임아 날 두고 떠나더니 소식도 없이 잊었나요. 슬로시티 청산도에 오는 사람 많아도 애타게 기다려도 오지 않은 그 사람 떠날 때 홀로간 몸 왜 혼자 못오시나 물새 우는 바닷가에 망부석이 눈물진다. 더보기
산일(山日) - 조 오 현 산일(山日) - 조 오 현 해장사 해장스님께 산일 안부를 물었더니 어제는 서별당 연못에 들오리가 놀다 가고 오늘은 산수유 그림자만 잠겨 있다. 하십니다. ※조오현 시인은 올해 83세의 흥천사 삼각선원 큰스님이시다. 더보기
아 버 지 - 김 사 인 아 버 지 - 김 사 인 그 너머 가면 돌아오지 못할 길이 내 등 뒤에서 휘어지는 중이다 복사꽃잎 쌓이는 십리길 글썽이는 집 앞 모롱이의 철새 떼와 만나고도 오래 길은 첩첩 쌓인다 며칠 지나 달빛 밟고 되돌아오면 식구들도 집도 한 잎 나뭇잎 그대로 초록일까 더보기
올해는 잘해야혀 - 나 삼 구 올해는 잘해야혀 - 나 삼 구 작년에 보니께 할만큼은 했어잉 후회할 거 없을 것 같은디 모르재 이 눈치 저 눈치 잘도 보등만 그만 했응께 이만큼 되었능감? 올해는 사업이랑 몸 간수 잘허고 쓴소리 잘새겨야혀 그건 약잉께 심뽀 검은 놈 단소리가 망쳐 그 수작에 패가망신 줄줄이여! 더보기
반세기 전 - 서 정 춘 반세기 전 - 서 정 춘 어리고 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 아가, 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더보기
세상이 스승 - 김 병 옥 세상이 스승 - 김 병 옥 사람을 볼 줄 알면 더 배울 것이 없다고 해서 가르쳐 줄 스승찾아 나서지 마라 곁에 있어도 모르니 멀리 간들 만날까 배우고 닦으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을 날마다 일깨워 눈뜨게 하는 세상이 스승이다. 더보기
생애 주기의 여정 - 김 병 옥 생애 주기의 여정 - 김 병 옥 스무살 안팎에 길(進路) 찾으면 설흔 아니어도 입지(立志)하고 마흔이면 불혹(不惑)의 나이라 쉰살로 지천(知天)에 이르니 이순(耳順)되어 귀가 순해져 일흔 노인은 지심(指心)으로 반 귀신 팔순 미수(米壽)에 잔치상 받고 귓속의 저승새(臨終)울어 아흔 천수(百歲)를 누리기 마음같지 않다 더보기
잠시, 천 년이 - 김 현 잠시, 천 년이 - 김 현 우리가 어느 생에서 만나고 헤어졌기에 너는 오지도 않고 이미 다녀갔나 등나무 의자에 앉아 잠시, 천 년이 지난다 더보기
까 치 집 - 오 순 택 까 치 집 - 오 순 택 키 큰 미루나무 파아란 하늘이 묻은 가지에 둥긋한 집 한 채 방 한 칸뿐인 까치집 단출한 까치네 식구들 하늘은 그의 뜰 구름도 까치집 뜰에 와서 논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