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로운글

인사 - 정 현 종 인사 - 정 현 종 모든 인사는 시(詩)다 그것이 반갑고 정답고 맑은 것이라면 실은 시가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인사를 건네는 것이라면 모든 시는 인사(人事)다 인사없이는 마음이 없고 뜻도 정다움도 없듯이 시 없이는 뜻하는 바 아무런 눈짓도 없고 맑은 진행도 어려워 세상일들 꽃피지 않는다 더보기
호 수 - 정지용 호 수 -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더보기
5월 5 월 넝쿨장미 가시에 찔려 5월은 좀처럼 가시 울타리를 빠져나가지 못한다. 매봉산 뻐꾸기가 뻐어꾹 뻐어꾹 물고 늘어지지만 좀처럼 5월을 뽑아내지 못한다. 모두들 놓아주지 않는다 장미를 사랑하거나 사랑하는 장미 곁에 머물고 싶음이리라. 柳 貞 淑 더보기
사월과 오월이 유월에게 - 오 강 현 <김포시 운양동> 사월과 오월이 유월에게 - 오 강 현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싸웠던 붉은 혁명의 달 사월아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미완의 혁명인 것이 너무도 부끄러운데 이제는 더 씻을 수 없는 사월이 되었구나 검은 바다가 삼백 네 개의 노란 꽃들을 잔인하게 빼앗은 비극의 사월이 되었구나 벚꽃 나무 아래서 깔깔거리며 새봄을 즐기던 어린 목숨을 하나도 못 구한 죄지은 어른이 되어 또다시 얼마나 속죄의 눈물을 흘리며 살아야 할까 피를 먹고 자란 슬픈 진달래 위에 눈물 젖은 노란 나비 날아와 앉아 있구나 아!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오월아 오월만 되면 불렀던 꽃잎처럼 금남로에도 삼십년이 훌쩍 흘렀구나 그리고 그분마저 벼량으로 쫓겨 노란 유서 한 장 남기고 떠났구나 오월아 너의 그 아리고 슬픈 노래가 이제는 씻을 수 없는 분노의 노래가.. 더보기
뇌물 공화국 - 김 병 옥 뇌물 공화국 - 김 병 옥 수십억 뇌물을 바친 사람이 돈만 챙기고 봐주지 않는다고 원통해서 목매 설분한 김에 누구에게 얼마씩 줬다니까 나는 아니라고 잡아떼니 이 노릇을 묻는 학생들에게 뭐라고 가르쳐야 옳은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것을 세상이 다 아는 일을 모르는 듯 그렇게 억울하고 기가 막히면 결단으로 청렴을 보이던지… 세상 돌아가는 꼴이 요상해서 선생님은 반 벙어리 되고 학생만 허공에 주먹질이다. 이참에 뇌물들 총회열고 궐기하려나. 더보기
참살, 慘殺 참살, 慘殺 바다 속으로 터널도 뚫는 세상에 어떻게 305명이 바닷물에 갇혀 떼죽음당할 수 있냐고 파도는 제 몸 이랑이랑에 번뜩이는 촉기를 비수처럼 꺼내어 들고 저 뒤에서 부터 몸을 날려 산산이 박살난다. 이게 나라입니까? 우리가 먹잇감입니까! 팻말에 적힌 고교생의 글씨가 바위를 내리찍으며 박살날 때마다 세월호 참사가 아니라 ‘세월호 참살慘殺’이라고 피 마르는 팽목항 등짝 갈라지는 소리를 내며 파도의 살점이 튀어도 대가리에 폭약을 장착한 듯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다”는 듯 갈기갈기 몸을 일으켜 세웠다가 일직선으로 바위에 내리꽂히며 파도는 다시 박살난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던데 그렇게 찾기가 힘듭니까?”라고 말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부터 캐야 할 진실이 너무 많지만, 학생들이 떼로 죽.. 더보기
山 詩 - 이 성 선 山 詩 - 이 성 선 산이 지나가다가 잠깐 물가에 앉아 귀를 씻는다 그 아래 엎드려 물을 마시니 입에서 산(山)향기가 난다 더보기
참새들 - 안 도 현 참새들 - 안 도 현 참새는 혼자서 놀지 않는다 모여서 논다 전깃줄에도 여럿이 날아가 앉고 풀숲으로도 떼를 지어 몰려간다 누가 쫓아도 참새는 혼자서 피하지 않는다 친구들하고 같이 날아간다 (※참새는 권력 떼거리 비유) 더보기
깨끗한 가난 - 권 도 중 깨끗한 가난 - 권 도 중 오가며 스미고 모여드는 것들 따라 물 있는 곳으로 산 것들은 모여든다 개울물 맑게 반짝인 깨끗한 가난이 보인다 강 마을 불빛들이 미루나무 사이로 꺾인 것들 기대 선 갈대밭을 건너는 깨끗한 먹걸이 있다 가난이 별로 뜬다 더보기
평생학습관 - 이 옥 순 할머니 평생학습관 - 이 옥 순 할머니 학생 배움의 요람 노원평생학습관은 나의 기쁨, 소망, 희망이며 보람을 안겨준 행복둥지다. 비록 늦깎이 공부지만 내 삶에 새로운 불씨를 불어넣는 곳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기회라고 작심하며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가꾸련다. 못다한 공부에 대한 미련 지금 열심히 배우면서 나 자신에게 스스로 늦지 않았다고 다짐한다. -2015년 2월, 노원행복학교 시화전에서- 더보기